때는 2019년… 군인 시절 나는 휴대폰을 처음 보급받은 세대였다. 휴대폰 사용한지 1주일 된 자대에 배치되어 휴대폰과 함께 군생활을 했다. 나는 심심할 때마다 스팀 상점을 기웃거렸다.
그 중 내 눈을 사로잡던 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림월드였다.
예전부터 심시티, 시티즈 등등을 좋아해서 림월드도 한번 해볼까 하며 샀었다. 내가 좋아하는 2d의 깔끔한 그래픽에 건축도 있었고, 생존과 전투도 있었다.
드디어 긴 휴가를 나왔다.
림월드를 켰다. 정착민 3명으로 시작한다.
건축을 한다. 밥이 모자르다? 건축은 미뤄두고 밥을 구한다.
아, 정착민 컨트롤이 너무 어렵다. 이제 안정 됐다.
미친 동물이 덤빈다. 한명 죽는다.
미친 인간이 온다. 한명 죽는다.
나머지 한명은 굶어 죽는다.
여러번 리트를 했지만 계속 죽었다. 그 때는 이런 똥겜이 다 있나 싶었다. 그래서 접었다.
아마 10시간도 안하고 게임을 삭제 했던것 같다.
그렇게 1년 정도 시간이 지나, 나는 라이브러리에 잠들어 있던 림월드를 다시 건들였다.
이번엔 정보도 좀 모았고, 공략을 최대한 안 보는 주의라서 초반을 어떻게 넘기는지만 공부했다.
초반을 넘기며 기반을 다지니 식량 수급과 전투가 할만하다.
이제 기지를 꾸민다. 적들이 강해지고, 내 전술도 강해진다.
강한 적 앞에 풍비박살이 날뻔한 적도 있었다.
계속 죽는데, 그런데 너무 재미있다.
그렇게 나는 지금까지 간간히 림월드를 하고 있다. 다른 게임을 하다가도 갑자기 림월드가 그리워지면 2주는 쭉 하는 것 같다. 엔딩을 보면 다시 관으로 가지만 상관없다. 언젠가는 무조건 다시 키는 게임이 림월드이다.
나는 림월드를 건축 게임으로 다가가니 쉽게 질렸다. 질리는 이유는 건축을 못하기 때문.
하지만 생존 게임으로 다가가니 아직도 게임을 하고 있다.
이렇게 어렵고 불편한 게임인데도… 나는 왜 다시 켰고, 결국엔 즐기게 됐을까?
그 이유와 림월드의 특징을 함께 알아보자.
1. 림월드는 어떤 게임인가?
림월드는 생존 건축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말 그대로 생존과 건축이 주가되는 게임인데 은하의 중심에서 떨어진 변방계(림월드)에 있는 무정부 상태인 행성이 배경이다.
그 행성에서 세력을 꾸려 기지를 꾸미고 외세의 압박을 견디는 것이 이 게임의 주된 플레이 흐름이다.
시스템은 간단하다. 세력의 구성인원인 정착민이 있고, 정착민으로 건물을 짓고, 여러 물건을 만들어 장비를 마련한다.
다른 세력의 침략을 막아내고, 우호적인 세력과 거래 등을 하며 행성에서의 기반을 다진다.
타 세력의 임무를 통해 특별한 아이템을 얻거나 우호도를 올려 동맹을 맺을 수도 있고
적대 세력의 정착지로 처들어가 그들의 기지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여러 동물들을 테이밍할 수도 있고, 재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당연히 농사도 있다.
이렇듯 림월드는 말만 들으면 기지를 통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여 전쟁과 협상을 통해 변방계를 살아가는 그런 게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의 실상을 알고서는 진땀 흘리며 떠난다.
림월드를 자세히 알아보면 그 이유가 보일것이다.
2. 림월드의 특징
림월드의 큰 특징은 랜덤성이다.
게임의 예측 불가함은 어떤 이에겐 재미로 다가올수도 있고, 어떤 이에겐 피곤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림월드의 랜덤성을 하나하나 짚자면 글이 너무 길어진다. 그래서 게임의 플레이 흐름에 따라 그 랜덤성이 어떤게 있는지 설명해보려고 한다.
2-1. 정착민
정착민은 게임 시작시 처음 대면하는 랜덤성이다. 정착민은 나이, 유년시절과 성인시절 배경, 특성과 능력 등 많은 요소들이 있다.
나이가 너무 많으면 치매나 요통이 찾아올 수도 있다. 정착민의 어린 시절 배경으로 인해 말을 못하거나 총을 못쏘게 되기도 한다.
특성이 제일 골때리는 게,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있는 특성이 많다.
약골 특성은 고통을 못 참아서 싸우다 보면 다른 정착민보다 일찍 기절한다. 느린 발은 이동 속도가 느리고, 나태 특성은 전반적인 작업 능력을 떨어뜨린다.
그에 반해 장점인 특성은, 데미지를 몇배로 적게 맞는 강인함이라던지, 항상 기분이 좋아지는 낙천적, 작업 능력을 뻥튀기하는 일벌레 등등이 있다.
이런 정착민이 가지는 여러가지 요소는 모두 랜덤이다. 보통 게임을 시작하면 3명의 정착민을 고를 수 있는데, 주사위를 돌려 정착민을 바꿀 수 있다.
장점만 가지는 정착민이 있는 반면, 단점만 가지기도하고,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진 정착민이 있다.
보통은 장단점을 모두 가진 정착민이 많은데, 이때부터 플레이어는 선택의 기로에 빠진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정착민의 장점과 단점을 선택한다. 게임 플레이 내내 정착민의 장단점에 따라 플레이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이렇듯 처음부터 마주하는 랜덤성은 이미 플레이어의 게임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2-2. 생존의 위협
림월드를 시작한다. 정착민 셋, 허허벌판, 도구도 없다. 건축부터 시작하지만, 식량이 모자라 우선 순위를 바꾼다.
겨우 생존 루틴을 돌리기 시작했을 때, 첫 번째 붉은 경고창이 뜬다. 미친 다람쥐다.
아무리 봐도 귀엽게 생긴 초식 동물인데, 이 녀석은 사람을 뜯는다. 세 명이 달려들어 잡았지만, 한 명이 피투성이가 됐다.
치료는 했지만 노동력은 줄었고, 발전은 느려진다.
그런데 또 경고창. 이번엔 무장한 인간이다.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설명이 뜬다.
설마 이 녀석한테 지겠어? 싶었는데, 졌다.
이런 식으로 림월드는 플레이어에게 반복해서 시험을 던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여기서 접는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게임이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
초반의 이벤트는 굉장히 쉬운 편에 속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림월드라는 게임은 마치 플레이어에게 패배를 안겨주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 같다.
이런 게임의 시스템은 림월드의 핵심이다.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지 않고, 실패하는 상황을 보여주기만 한다.
플레이어는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알아내야하고,
결국 림월드를 하며 생존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며 플레이하게 된다.
집을 꾸미거나, 농사를 왕창 짓는건 플레이어의 마음이다. 하지만 생존과 그 이외의 것의 적절한 선택에 따라, 그 정착지는 실패하거나 생존한다.
순진하기만했던 플레이어는 점점 생존 가능성에 목매여 터무니 없는 위협을 넘겨갈 때마다 희열을 느끼기 시작한다.
보통 림월드의 전투 이벤트를 습격이라 부른다. 이 습격은 여러 종류가 있으며, 모두 랜덤으로 시작된다.
모든 습격을 종류 불문으로 넘기며 생존하기 시작했을 때,
플레이어는 림월드의 진짜 재미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2-3. 자연재해
그렇게 평화롭게 게임을 이끌어가다 보면, 이번엔 노란색 경고창이 뜬다.
내 감자밭이 병충해에 걸렸다고 한다. 식량은 조금 줄었지만 아직 괜찮다. 병충해에 걸린 감자를 모두 없애고 다시 농사를 짓는다.
다시 노란 경고창. 이번엔 마른 하늘에 벼락이 떨어진다. 온대림인 이곳엔, 불에 탈것이 너무도 많다. 온 맵에 불이 번지고 나서야 비가 오며 소란이 일단락 된다.
정착지의 나무벽에 붙은 불을 끄느라 정착민들이 녹초가 됐다.
아, 또다시 경고창이 뜬다. 전염병이라고? 흑사병이 돌았다. 치료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한다. 3명의 정착민 중 2명이 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한다.
다행이 빨리 치료한 한명은 살아남을 것 같지만, 다른 한명은 치료를 늦게 시작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죽을 것 같다. 이렇게 허무하게 한명을 떠나보낸다.
이렇게 림월드에는 전투 말고도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이벤트가 있다. 이 외에도 농사를 못짓게 하는 이벤트나, 전력이 나가는 이벤트 등등 그 유형은 다양하다.
전투에 겨우 익숙해진 플레이어는 또다시 이런 랜덤한 이벤트에 지치게 된다.
분명 전투에 완벽하게 대비했지만, 방심한 것보다 못한 컨디션으로 적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습격을 견디는 희열에서, 진짜 무자비한 환경으로 던져진 것 같은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자연재해나 질병같은 랜덤 이벤트도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질병을 막는 약을 만들고, 불을 피하기 위해 돌을 깎아서 돌벽을 만든다. 식량은 항상 넉넉하게 보관하고, 혹시 모르니 약품도 든든하게 준비한다.
이 모든 것을 전투와 함께 진행해야한다. 이때가 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꿈을 펼칠 완벽한 준비가 된다.
제대로 돌아가는 정착지를 보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이상을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다음 관문이 있다.
2-4. 타 세력과의 관계와 이벤트
힘겹게 전투와 이벤트들을 넘기다보면 기지 발전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된다.
림월드에는 엔딩이 있어서,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엔딩을 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본편의 엔딩에는 한 세력과 우호도를 쌓는게 강제되는데,
이때부터 플레이어의 시각은 정착지를 넘어 행성으로 넓어진다.
행성 맵을 보면 행성에 퍼진 여러가지 세력들의 정착지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중엔 적대 세력이면서 동맹이 가능한 곳도 있고, 애초에 적대적인 노선만 택하는 세력도 있다.
적대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우호적이지 않은 세력을 우리 편으로 들여야 엔딩의 조건이 완성 된다.
플레이어는 가끔 우리 정착지로 찾아오는 타 세력의 상단을 알고 있다. 거래를 하니 우호도가 조금 오른다.
우호도를 올리려면 상단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하나?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땐 직접 상단을 꾸려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단을 꾸려 행성을 누빈다. 가끔 적대 세력과 마주치는 이벤트가 나오기도 하지만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
타 세력의 정착지에 찾아가니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를 하니 우호도가 조금 오른다. 선물을 줘볼까? 어머나 우호도가 엄청나게 오른다.
임무를 통해 우호도가 오르기도 한다. 그들에게 위협이 되는 전초 기지를 파괴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요구해오기도 한다.
이렇게 상단과 임무를 오가며 게임을 하다보면 어느새 동맹국이 하나둘 생긴다. 하지만 아직 적대적인 세력은 여전히 습격으로 찾아온다.
적들이 너무 강하다. 동맹국에 전화를 돌린다. 우리 좀 도와줘~ 하면 동맹국에서 지원군을 보낸다.
우호도를 조금 깎아먹긴 하지만, 죽는 것 보단 낫다. 우리가 빚은 맥주를 더 보내면 우호도 복구는 쉽다.
이렇게 우호도를 챙기며 엔딩을 위한 퀘스트를 수행한다. 엔딩의 목표는 바로 변방계를 떠나 더 풍족하고 안전한 은하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것.
엔딩 퀘스트는 이전의 습격보다 더 어렵다. 막바지에 이르러 연속적인 강력한 습격을 겨우 이겨냈다. 풍비박산 난 기지가 눈에 들어오지만 상관없다.
만들어진 거대한 함선에 우리 정착민들을 하나 둘 태운다. 함선이 이륙하고, 우리는 변방계를 떠난다. 플레이어의 화면에는 초토화된 기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전투와 이벤트에 익숙해질 때 즈음이면, 림월드는 게임의 시스템 더 깊숙한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여전히 예측하지 못할 여러 이벤트가 우리를 괴롭히지만,
게임이 설정한 명확한 목표를 이룩하는 순간이야말로 이 게임의 꽃이다.
림월드는 예측 불가능한 세계이다. 플레이어는 명확한 답안지 없이, 계속 되는 문제에 고뇌하게되고,
성장하는 끝에 드디어 주체적인 생존자로 거듭나게 된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때,
드디어 생존이 아니라 세계과 관계를 맺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계에 이른다.
그렇다면 림월드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3. 림월드의 장단점과 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
림월드의 대표적인 단점은 불편한 UI 및 조작감, 불친절한 게임 방식이다.
솔직히 ui와 조작감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게임에 익숙해진 지금, 이보다 나은 조작 방식과 ui가 있을까 싶다.
(ui와 조작 방식을 바꾸는 모드들이 많다. 여러가지를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모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위의 단점은 여러번 시도하여 익숙해져야한다는 해법 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불친절한 게임 방식은 다른 이야기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답안지 없는 문제를 계속 던져준다.
그 결과는 계속 된 패배이고, 그 속에서 플레이어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사실 유도한다기 보단 이거 모르면 너 죽을텐데? 자꾸 죽기만 할거야? 하는 식이라 조금 열 받긴 한다.
머리를 쓰고, 시간을 들여 게임을 해쳐나갈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현대인에겐 여간 불편한 점이 아니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공략을 찾아보는 것일 테지만, 그런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계속 시도하여 죽는 것 말고는 다른 방안이 없다.
물론 림월드에도 튜토리얼이 있다. (정식 출시 초기에는 튜토리얼도 없었다.)
튜토리얼에선 벽과 문으로 실내를 만드는 방법과, 기본적인 조작법, 농사와 요리, 습격이 있다 정도만 가르쳐 준다.
튜토리얼을 한다고 림월드를 즐길 순 없다. 플레이어는 얼마나 빨리 건물과 침대를 만들어야하고, 오락 시설이 왜 필요하며, 식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며, 습격은 어떤 종류가 있으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모른다.
이런 여러가지 정보들을 스스로 리트해가며 배우라는 것은 너무 잔인한 처사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탈한다.
게임이 너무 어려운데, 공략을 보고 게임을 하는 것은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 싫다.
위의 과정을 머리를 박든, 공략을 보든해서 해결했다고 치자. 지금부터 진짜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낮은 난이도라면 상관없지만, 어려움이 특징인 게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높은 난이도에 도전한다.
높은 난이도에선 게임 플레이 방식이 정형화되기 시작한다. 가장 큰 특징은 외벽과 킬존이다.
외벽은 기지를 두르는 가장자리의 벽을 말한다. 습격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적들이 들어오는 길목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쓰인다.
그리고 그 길목으로 적들을 쉽게 요격하기 위한 킬존이 있다. 함정을 설치해 미리 죽이거나, 침입 속도를 느리게하여 우리만 총을 쏘게 한다던가 등등 킬존의 유형은 많다.
튜토리얼에선 외벽과 킬존에 대한 개념이 없다. 하지만 모든 림월드 플레이어는 이 두가지를 무조건 쓴다.
뿐만 아니라 킬존 유형을 설명하거나 새로운 킬존을 소개하는 커뮤니티 글도 많다.
높은 난이도로 인해 이러한 플레이 방식이 강제되는 것은 게임 플레이의 자유도를 해친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외벽 없이 적들을 상대하려면 매 전투마다 모든 정착민이 쓰러질 지경이고,
킬존이 없으면 외벽을 두르더라도 정착민이 많은 피를 흘린다.
특히 마땅한 무기가 없는 초반에는 킬존이 없으면 외벽이 있으나 마나이다.
자유도와 다회차 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이, 초반 흐름은 너무 단조롭다. 건물을 짓고, 생존을 위한 기반을 다지며, 외벽과 킬존을 꾸미는게 게임의 초반부로 여겨지는데, 이 과정을 매회차마다 꼭 해야하는게 조금 피로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흐름을 공략을 안보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알아내기가 너무 어렵다.
킬존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만드는지는 배경이 없는 사람이라면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 또한 게임의 재미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차라리 이 게임에서 외벽과 킬존 개념을 설명해 줬으면 싶다. 그만큼 외벽과 킬존은 림월드에서 중요하다.
어차피 외벽과 킬존이 필수라면, 게임에서 직접 소개하여 플레이어가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게임의 깊이를 더 즐기게 했으면 바램이 있다.
아무튼 이런 킬존과 외벽을 치는 초반을 넘기면, 게임의 장점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랜덤성 짙은 습격과 머리를 쓰는 전투. 잘만든 킬존에서 오는 쾌감도 상당하다. 개발자도 외벽과 킬존의 존재와 유형을 잘알고 있어서, 외벽을 부수거나, 특정 킬존을 완벽히 무방비시키는 습격도 있다. 오죽하면 멀리서 박격포만 쏘는 녀석들도 있다.
게임의 다양한 이벤트와 처절한 전투.
이로서 생성되는 그 정착지만의 스토리가 림월드의 최대 장점이고,
이는 게임 시작부터 이어진다.
예전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정착지가 있다.
초반 3명으로 시작한 정착지는 순조롭게 진행됬다.
여자2, 남자1 이었던 이곳은 여자 정착민들이 남자 정착민에게 자꾸 유혹을 해서 골치가 아팠다.
유혹에 성공하면 애인이 되는데, 유혹에 여러번 실패한 두 여성 정착민은 항상 기분이 나빴다.
심술이 나서인지, 그냥 서로가 마음에 안들어서인진 모르겠지만,
두 여성 정착민은 기분이 나쁜 상태로 항상 서로 싸워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 둘은 치고박고 싸우며 약품을 동내기 일수였다.
그러던 어느날. 고대의 건출물을 발견한 우리는 건축물을 열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다른 세력의 상단이 정착지에 머무르고 있어서 안에 강력한 적이 있으면 정착지로 도망가기만 하면 됐다.
고대 건축물을 여니, 안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있는 로봇이 있었고, 이녀석들은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잘 도망쳤다.
근데 그때, 유혹에 실패해서 기분이 안 좋아진 한 여성 정착민이 내 말을 안듣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화를 내며 방황하기 시작한 녀석은 밖으로 나가서 결국 칼날 로봇에게 얻어맞고 말았다.
기절하여 겨우 목숨을 부지한 녀석을 남성 정착민이 치료해주었다.
치료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성 정착민은 아주 오랜 시간을 병상에서 지냈다.
남성 정착민은 그녀를 극진히 보살폈고, 병상에 누워있는 그녀와 애인이 되었다.
나는 그녀가 그저 부상이 깊어 일어나지 못하는 줄 알았다.
체력이 다 회복되도 일어나지 않는 그녀를 보고, 나는 그녀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척추 부상이었다. 척추가 박살나서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
우울증에 걸릴법도 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애인이 되어서 그런지 항상 기분이 좋았다.
나는 그녀를 살리고 싶었고,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 어떤 부품을 얻었다.
기계 공학 척추. 나는 수술을 통해 결국 그녀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 수술은 애인인 남자가 직접 진행했다.
며칠이 지나고나서, 둘은 영원을 기약하며 결혼했다.
그녀와 사이가 나빴던 다른 여성 정착민도 둘을 축하해주며 하루종일 좋은 기분을 유지했다.
나는 아직도 인공 척추를 구했을 때의 감정과 결혼에 골인한 둘을 마주한 감탄을 잊지 못한다.
이렇듯 림월드는 플레이어에게 매번 새로운 스토리를 보여준다. 랜덤성으로 인한 예측 불가능함은 이렇게 게임에 깊이를 더한다.
앞에서 말한 게임의 단점은 불편함과 초반의 정형화, 어려운 난이도이다.
이는 생존을 위협하며 게임을 길게 끄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생존과 건축에서 단순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어려움을 즐기기 시작하기만 하면 림월드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생존과는 별개로 림월드는 스토리의 재미가 있다.
정착민을 클릭하면 일지라는 것을 확인 할 수있다.
정착민의 다른 정착민과의 관계나 타 세력과의 이벤트로 인해 그가 어떤 상호작용으로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확인 가능하다. 어떤이와 사이가 좋고 나쁜지, 왜 이렇게 둘이 싸우는지 이해할 수 있다.
기분도 신경써야 한다. 기본적인 욕구는 충족할 수 있지만, 우리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언제든지 정착민들이 비뚤어질 수 있다.
누군가와 인연을 맺거나, 철천지 원수가 되거나는 모두 우리가 컨트롤하지 못한다. 정착지에 새로운 인물을 들일 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스토리의 복잡성이 더해진다.
4. 그래서 내가 이 게임을 다시 키는 이유
림월드는 전략 생존 건축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수 많은 이벤트와 랜덤성으로 게임의 깊이를 더했고,
개발자의 철학으로 인해 높은 난이도를 가진다.
난이도로 인해 정형화된 플레이가 강제되어 높은 자유도를 내세우는 게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특정 플레이 방식이 강제된다.
하지만 이런 특정한 플레이 방식은 초반에만 국한되어 있고,
이것을 넘어서면 더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진짜 재미는 매회마다 달라지는 스토리에 있다.
정착민들의 관계와 사건들은 매 순간이 다르고, 특별하다.
좋은 스토리는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아서, 그래서 나는 게임을 다시 시작한다.
저번 정착지가 실패했든, 성공했든. 나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남는다.
그래서 그리워지고, 다시 찾아오게 된다.
이것이 림월드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을 해결하든, 특별한 컨셉 플레이를 하든,
림월드는 우리에게 항상 풍부한 스토리를 제공한다.
만약 여러분이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소설의 도입부를 쓸 수 있다면,
림월드는 그 결말을 여지없이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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