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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장

인간은 선할까 악할까? 제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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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신서유기에서 인간이 선한가 악한가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게임에 이겨서 촬영 파투 나고 3시간만 촬영한 다음 나머지 시간은 숙소에서 놀고먹었다던 그 회차...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신서유기에서 한 토론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우리 조카 봤냐? 이제 3살인데... 이렇게 귀여운 아기가 악하다고? 너 인성파탄자임?

vs

우리 고기 먹는 거 봐라. 인간은 살육을 거리낌 없이 한다. 이게 악한거지 뭐임? 님은 죽이는 거 좋아함?

 

 

방송이라 개소리를 거리낌 없이 하는 것 같았지만 토론 내용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저는 실실 웃으며 속으로 잠깐 생각을 해봤습니다.

 

선한가, 악한가를 논하기 전에

먼저 선과 악을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은 제가 나름대로 정리한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선과 악이란 뭘까?

 

 

 

선과 악을 구분하기 위해 우리는 선, 악이란 무슨 의미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나무위키에서 긁어온 바로

 

악이란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에 반하는 것'이고

선이란 '좋은 것', '도덕적으로 옳은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좋은 것'은 무엇이며, '도덕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인간은 참 특이한 존재입니다. 직립 보행을 하며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뇌의 활동을 극대화하여 높은 지능을 가지기 위해 열 배출이 빨라지도록 체모도 적어졌습니다. 이러한 높은 지능을 토대로 사회적인 동물로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하고 미묘한 비언어적 표현에서도 많은 정보를 읽어냅니다.

 

그런 인간이 위험한 자연환경과 사나운 동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소통을 극대화하고, 유대를 가지며, 더 크고 복잡한 집단을 만들었습니다. 집단을 이루는 것은 사회적 동물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제 이러한 집단이 만들어지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여럿이 모여 살면 의견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당장 현대만 해도 개인 간에, 민족 간에, 더 크게는 나라 간에 의견 충돌이 빈번합니다.

 

구석기시대의 인류는 과연 어떻게 살아왔을까요? 어떻게 집단의 의견 충돌을 다룰 수 있었을까요?

 

개인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인간들은 필요로 인해 집단을 이루었습니다. 아니면 지능과 더불어 사회적인 능력이 저절로 발달했을 수도 있겠네요.어쨌든, 집단의 의견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규율을 만들어냈을 겁니다. 아무리 작은 집단이라도 서로에게 해가 된다면 모여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니까요. 그 규율이 무엇인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 상상해 볼 수 있겠지요.

 

 


<우가우가 동굴연합의 규율>

1. 남에 거 뺏어먹지 말아라. 주는 대로 먹어라. 밥 값해야 먹는다.

2. 아픈 사람은 도와줘라. 우리 연합원의 수가 계속 줄어든다.

3. 동물 잡으면 같이 먹자. 여자랑 애들은 사자랑 싸울 힘없다.

4. 다른 사람 다치게 하면 너도 다친다. 그러니까 싸우지 마라.

5. 하는 거 없으면 다른 사람일을 도와라. 다시 말하지만 밥 값해라.

 

이상 우가우가 동굴연합장 붕가붕가 올림.

 

추신, 이웃집 둥가둥가가 아기를 낳았다. 동물 잡을 전사로 키울 거니까 모두 잘 돌보도록.


 

 

웃기지도 않는 내용이지만, 저는 아마 이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은 항상 죽음에 익숙하고, 대비하고 있어야 했을 겁니다. 마치 야생의 동물들처럼 많이 낳고 많이 죽는 그런 시대인 것이죠. 그렇기에 집단에 속하는 게 생존에 유리할 겁니다.

큰 집단일수록 강력해지고, 더 넓은 영역을 차지하며, 그것을 발판 삼아 또 집단의 크기를 늘릴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집단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측면으론 개인의 영위를 위해 필요했습니다. 동물인 우리는 모두 생존 본능을 가지고 있으니 집단에 소속해 있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고, 이러한 집단이 꼭 필요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규율을 본능적으로 지켜서 집단을 이루는 사람들만 살아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늠해 보자면, 집단이야말로 생존에 필요하며, 이러한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규율이 생겼습니다.

 

남에게 상처 주지 않아야 하며, 적당히 베풀 줄 알아야 하고, 남의 것을 취하지 말아야 하며, 아픈 사람을 도와줘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사회적 집단의 선택된 규율이 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집단에서 같이 살기 위해 규율대로 살아야 하고, 그게 옳은 일이 됐다고 생각합니다.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네요. 부끄러우니 바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시다.

 

 

 

 


집단이 규율이 과연 '선' 일까?

 

 

저는 위에서 고대부터 내려온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된 규율들이 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에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구석기시대의 규율은 현대 사회로 치면 법과 같은 것인데, 이러한 법이 과연 선을 의미할 수 있을까요?

 

'선'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절대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절대선은 다분히 종교적인 의미로, 대표적으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이 있습니다.

 

신은 절대선이며 모든 선은 신에게서 나온다. 이러한 선에 반하는 것은 신에게서 벗어나는 것이며 이것이 악한 것, 악마이다.

 

몬가몬가 거대한 무엇일 것 같은 선이라는 의미를 이렇게 다른 거대한 존재에 빗대어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자연의 섭리와 같이 선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유신론자이지만 종교는 믿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절대선과 같은 개념은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아주 비겁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선과 악이 없다고도 합니다. 자유의지에 의하여 행하는 행위에 선과 악이라는 잣대가 무의미해 보이기도 합니다.

 

 

 

일단 이런 이야기는 제쳐두고, 선과 악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고민해 봅시다. 우리는 인간이 선한지, 악한지가 알고 싶을 뿐,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사실 이렇게 여러 의견들을 묵살시키고 보면 답정너처럼 보입니다.(사실 맞음ㅎ) 인간의 생존에 직결된 집단을 이루는데 필요한 규율은 우리의 생존 본능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BBC 드라마 셜록의 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떤 신문사의 수장은 기억의 궁전이라는 절대 기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은 그대로 사진을 찍듯이 머리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서방 세력의 고위 간부들에게 협박을 해 재산을 불려 온 악당이었습니다.
그는 영국을 집어삼키고 싶어 합니다.

 

영국의 최고 권력자인 셜록의 형을 구워삶기 위해 셜록에게 접근하고

셜록을 구워삶기 위해 그의 친구인 왓슨에게 접근하고

왓슨을 구워삶기 위해 그의 아내인 메리의 비밀을 손에 넣습니다.

 

이렇게 메리의 비밀로부터 영국의 꼭대기에 서려고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생존 본능에서 비롯한 규율과 비슷해 보입니다.

 

개인의 생존을 위해 집단이 필요로 하고

집단의 생존의 위해 규율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당장의 이익보단 집단의 이익이 되는 규율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사회적인 통념에서 선, 옳은 것, 도덕적인 행동이 곧 인간의 생존 본능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제 의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까요? 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집단에서부터 꺼내온 규율이라는 선의 개념을 현대 사회에 적용하기엔 문제점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선의 개념이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예를 든 것이 위에서 말한 셜록입니다.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두 가지가 어떻게 보면 긴 사슬로 연결된 것처럼 서로 불가결합니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가 성립되지 않거나 필요가 없어지죠.

 

'선'은 복잡한 현대 사회의 생존과 번영에도 직결된 문제일 겁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론, 실제로 우리가 느끼기에 한국이라는 집단에서 위에서 말한 선이라는 역할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정도로 와닿지 않습니다.

정말 우가우가 동굴연합의 규율이 대한민국을 유지하는데 필수일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항상 남에게 베풀고 살아야 하나요?

 

제가 설명한 대로면 집단의 생존을 위해 규율이 필요하고, 이러한 규율이 선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법대로 살면 선한 것인가요?

법이 선인가요? 그렇다면 법을 하나라도 어긴 자는 악한가요?

특수한 경우는 어떻죠? 너무도 필요하다면 악한게 선한 게 될 수 있을까요? 그 반대는요?

 

이 모든 질문 이전에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를 논하기 위해 선이라는 것을 정의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선을 법에 빗대어 설명해도 되는 것일까요?

 

인간의 본성을 제가 생각해 본 선과 악의 의미에 기초하여 생각해 보려면 아직 많은 난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기는 안 물어요!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맨 처음 말한 신서유기의 토론을 생각해 봅시다.

 

3살짜리 조카가 이렇게 귀여운데, 감히 악하다고 해?

 

너무 귀여우니까 그럴 수도 있습니다.라고 하면 안 되겠죠. 조금 더 성숙한 태도로 다시 생각해 봅시다.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는 의견에서 자주 던져지는 화두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인간이 선한가 악한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됩니다. 이러한 관점은 옳은 것일까요?

 

아이의 행동이 인간의 본성을 나타낸다고 주장해 봅시다. 왜 그런지 생각해 봐야겠죠?

 

저는 본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아이에게 이목이 집중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다른 사람을 대하는데 교육이 되지 않은 날것의 본능이 과연 어떤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아이의 충동적인 행동이 인간의 본성을 나타내므로 착한 아이를 보면 인간은 선하고, 나쁜 아이를 보면 인간은 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맞는 의견일 수도 있지만,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남에게 베풀고, 약자를 도와주고,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제가 위에서 주장한 집단의 규율이 선이다라는 의견은 적합하지 않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도덕적인 행동을 선이라고 하면, 아이의 행동을 인간의 본성에 빗대어 표현해도 되는 걸까요?

 

도덕적인 행동, 즉 보편적인 선이라는 개념은 집단의 규율에서 비롯된 것인데,

우리는 어째서 도덕적인 행동을 잣대로 사회적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의 본성 가늠하려고 하나요?

 

인간의 본성을 파해치기 위해선 우리가 생각하는 선의 기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선은 사회적 집단의 필요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이 것이 위에서 절대선이니, 선과 악은 없으니 하면서 이야기를 한 이유입니다.

 

본능에 대해 선과 악을 구분하려면,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선한 것과 악한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선과 악은 사회적 활동을 통해 걸러지고 정제된 결과물이니까요.

본능이 선한지 악한지는 우리가 정할 것이 아니라 신이 정할 것입니다.

 

결론이 자뭇 실망스럽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네요.

궁극적으론 선과 악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깨우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마무리하면 재미없죠.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궁극적인 선과 악, 인간의 본능이 어느 쪽인지 생각하는 것은 (제 머리로는) 무리입니다.

그러니 조금 더 쉽게 생각해 봅시다.

 

아이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선한 가요, 악한가요?

 

제 개인적으론 인간은 선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강력히 말하면 인간은 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든 간에, 선하지 않은(집단의 규율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생존을 위해 교육을 받는 사람은 자연적으로 선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하는 사람 또한 사회적인 집단의 일원이니 집단에 어울릴 수 있도록 교육할 것입니다.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 모르지만, 인간은 결국 선한 길로 들어서게 돼있다면

이 인간이 악한 것처럼 보일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가 직접 선과 악을 나눌 수 있는 부분만 보자면, 모든 인간은 선합니다. 본능이 선한지는 미지수지만요.

 

이 주제의 마지막 장 제목처럼, 우리는 아이가 남들을 함부로 물지 않게 교육시킬 것입니다. 사회에 잘 물들 수 있게 사회적 규범들을 가르쳐야죠.

 

집단의 규율이 선이다. 이러한 선을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기에 인간은 선하다.

이렇게 쉽게 말할 수도 있는 제 의견을 장황하게 떠들어댄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집단, 즉 사회가 정한 규율은 시대마다 다릅니다. 집단의 특징 마다도 다르고요.

앞서 말한 대로, 현대 사회는 과거 원시부족과는 비교도 못할 만큼 크기도 크고 복잡합니다.

이렇게 큰 집단이 한데 모여 있으니, 집단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문제들을 모두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절대 용납하지 못할 몹쓸 짓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도 있고,

작은 일에도 큰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간의 보편적인 도덕심이 더 이상 잘 작동하지 않는 사회가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왜 그런가 하니, 저는 집단의 규모가 너무 큰 것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집 근처에 있다고 우리는 그들을 같은 집단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선 전화와 인터넷 등으로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땅덩어리에서 끊임없이 교류하는 지금,

우리는 오히려 이웃집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큰 집단에 속하다 보니 좁은 의미의 집단이 퇴색된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도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인간은 결국 선한길로 가는데, 악하다 할 이유가 없죠.

모든 선한 사람들이 무관심 속에 없어져가는 게 참 딱합니다.

 

더욱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자는 의미에서 글을 적어봤습니다.

 

이것으로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고 언젠가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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